독서생활/600 예술 2018.06.28 23:33

 

 

 

죽음이란 슬픈 것이다.

그러나 그 상실감도 시간이 지나면 남은 자의 (좀 아픈) 추억이 된다.

그리고 그 곁을 지켜주는 고양이가 있으면 '인생이란...'라고 중얼거리며 지금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토닥이게 될 것이다.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몇 년 전 아내를 잃은 한 할아버지가 고양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아픈 상처가 어느 정도 봉합된 할아버지는 일본의 한 섬마을 어촌에서 여생을 지내고 있다.

그의 곁을 지키는 고양이 타마는 믿음직한...이라기 보다는 느긋하고 능글스러운 태도로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에게는 그런 고양이의 얌체짓마저 사랑스러울 따름.

아마 죽은 아내와 애틋하게 키우던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일상은 그다지 슬프지 않다.

때때로는 공허한 자리가 있지만 동네 같인 늙은 친구들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마음착한 섬 사람들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서로를 다독인다.

때론 투닥투닥거리는 아옹다옹도 즐거운 해프닝이다.

그런 할아버지의 일상은 평화롭고 푸근하기 그지 없다.

폭풍우를 보내고 슬쩍 웃게 된 한 노인의 평화로운 일상이 인생의 진정한 행복 아닌가 싶다.

책을 보는 나조차도 이렇게 한가로운 마을에 한 번 쯤 묶어가고 싶을 정도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나를 남겨둔 체 멋대로 퇴장하고 만다.

보이는.. 때론 보이지 않는 관객 속에 남아 나는 절망감을 토로하지만 남는 건 메아리뿐.

상실로 인한 영혼의 상처는 결국 자신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그러나 1년, 2년 살다보면...

그래...그 때 그랬었지.. 좋았었지..그 땐 왜 그랬는지 몰라 하며 스윽 씁쓸하고도..차분한, 따뜻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아픔은 추억이 되어 꽃을 피우고 인간은 그 한 송이를 마음 속에 깊게 심고 평생 안고 산다.

상실감에 아플 때면 추억이라는 향기가 그 때의 흐뭇함을 안겨준다.

그리고 주인이 그러거나 말거나 밥과 애정에 목마른 우리의 고양이님은 그런 허전한 주인을 사랑으로 채워준다.

이것이 따뜻한 봄바람이 지나간 듯한 다이키치 할아버지의 일상이다.

 

어머니를 잃은 나는 이 책으로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가슴아프고,...절망적이지만... 평화로운 어촌 마을 노인들의 일상에...

나도 세월이라는 것을 그만 누르고 그 위에 앉아 흘러가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죽음 자체는 최악의 비극이지만 그 후에 봉합되는 상처가 흔적으로 남아도 그 흔적을 스다듬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순간에 머물지 말고 그 후의 시간들을 보자.

상처와 마음을 보다듬고 인생을 흘려가는 사람들을.

그 후의 시간들을 살아가며 행복을 만들어가는 이들을.

내 곁을 떠난 사랑이 내 가슴 속, 내 곁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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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로 인해 관심갖게된 중세.

...그러나 기사도 같은 내 생각과는 달리...

중세는...미친 세계였다.

은밀한 근친과 성행위과 파다하고 정략결혼같은 정치가들의 횡패와 성직자의 야욕이 들끓던 미친 세계


뭐...여자의 지위가 개판인 건 말할 바도 없고.


그 세계에서 살던 르네상스의 정치가의 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시오노 나나미는 르네상스의 여인들에서 4명의 여자들을 소개한다.


아직 책을 다보진 못했지만... 내가 처음 보게 된 여인은 이사벨라 데스테였다.


당신은 만약 당신이 왕비(공국이지만 지위는 그냥 왕비라고 치자)이고 남편은 다른 나라에 감금된 상태에서 주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네나라 먹겠수'라고 득실거린다면 어쩔 것인가.


이사벨라 데스테는 그런 상황에서 외교술을 발휘한다.

자신의 공국을 삼키려는 교황, 프랑스왕, 독일 왕, 다른 공국.

이들의 세력을 조절해가며 상황에 적절하게 그들을 움직여서 공국을 지켰다. 

그들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이용해 동맹을 맺다가도 다른 편을 움직인다.

모든 것을 그들의 뜻에 따를 듯 하다가도 지킬 것은 단호이 지킨다.

프랑스 왕에게는 단호한 뜻을 내비치면서도 프랑스 왕비에게는 감사와 여자로서의 약함을 내비쳐 공국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조절하기도 하였다.

결국 종국에는 그녀의 승리로 마무리 짓는다.

심지어 남편이 '당신은 나를 버린 갈보'라는 욕을 해대는 상황에서도.

공국의 농노들과 주변 나라의 지도자들까지 그녀에 대해서 어떤 상황이었건 "그녀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라고 납득하며 인정하고 찬양까지 한다.


그녀 역시 시대적 한계를 월등히 벗어난 인물은 아니었다.

나라를 휘두를 뭔가를 할 수 있는 아들들만 예뻐하고 딸은 정략결혼 시켜버렸다

나머지 두 딸은? 지참금 아깝다고 수녀원에 처넣었다.

천재도 시대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개인적으로 율곡 이이가 기자실기를 써대고 중국 찬양한 것을 알고 그리 느끼게 되었다.

장원 9번이나 한 수재가...-_-)


그러나 그녀의 정치감각은 현대로서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

여자로서 그당시를 호령하던 모든 남성권력자들을 자신의 손아귀에서 계산해냈으니.

왠만한 남성보다 훨씬 우월한 지도자였다.

예술에 대한 안목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부흥시키는 데 한 몫한 여인이다.

그당시 예술은 정신적인 지향점이자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힘을 위해서건 자기만족을 위해서건 그녀는 예술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예술가의 후원자로 이름을 남겼으며 역사에 길이남을 르네상스의 부흥에도 크게 이바지 했다.  

농노들에게 그들이 납득하고 그들의 짐을 덜어주는 현명한 지도력을 발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인 욕망과 만인을 위한 지략을 적절히 섞어 나라를 움직인 파란만장하고도 위대한 일생의 여인에게 나는 단숨에 반해버렸다.


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라는 그녀의 철학은 현실에 무딘 나에게 좌우명이라는 선물로 남을 것이다.


.

.

.

.

나머지 여성들은 교황의 딸 루크레치아, 루드비코 스포르차, 카테리나 코르나로 인데...루크레치아는 이미 좀 알고 있고...나머지 여자들도 그냥 시대에 휘둘리며 살아간 내용인 것 같아;;;; 땡기지 않는다;;

그래도 파란만장한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나름 그 여자들도 현명하게 처신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한 번 봐줘야지...나중에.-_-



 

 

posted by 부지런한 신림희
독서생활/900 역사 2018.06.27 23:03

 

중세의 길거리의 문화사 / 양태자 / 이랑

 

 

중세의 뒷골목 풍경보다는 충격이 덜했던 책.

 

중세의 길거리를 오가는 상인, 소식전달자, 고물상, 그밖의 길거리 시대상을 보여주는 직업을 다루는 책이었다.

 

중세 런던의 길거리 장사꾼들은 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거리가 상인들로 북새통이었을 거란 것이다.

상인들이 물건팔려고 외쳐대는 소음은 보너스.

 

아우스루퍼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시의 공지 전달자, 소식통이기도 했다.

아예 부고를 전담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직업군만 약 4000개,

화가들이 그림으로 120종류의 직업군을 남겨두었다.

 

별의별 직업이 다 있었다.

압권은 이동변기 장수.

변기통을 들고 다니며 볼일 볼 사람을 찾는다.

냄새에 인생이 괴롭지 않았을가...

 

중세의 여인들도 미모를 탐했나 보다.

장미꽃물을 파는 장사꾼들이 피부가 고와진다고 여자들을 유혹했다.

 

집에 불을 켜주는 환등장수도 있었다.

치안이 불안했던 중세는 자기 집 조차 믿을 수 없는 곳이었다.

외출했다가 저녁에 들어온 이들은 환등장수를 불러 안에 위험한 사람이 없나 봐주고 불을 켜줬다고 한다.

 

동물과 인간을 거세해주는 사람...음...이건 좀 그렇지만...이런 장사도 있었다고 한다. -_-;;;

 

중세의 상업 길거리 문화가 궁금하다면 구매 go go



 

 

posted by 부지런한 신림희
독서생활/900 역사 2018.06.27 23:02

중세의 뒷골목 풍경/양태자 지음/이랑

 

 내게 적잖이 중세에 대해 충격을 준 책.

 

판타지 세계의 환상을 품고 중세를 공부해보자는 나에게 엄청난 문화적 쇼크를 가져다 주었다.

 

중세에 대해 깊게 공부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중세를 암흑시대라고 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이건가...

 

판타지소설광들은 깨끗한 도로에 빵 굽는 냄새가 풍기고 나름 넉넉하게 살고 사이좋은 사람들을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개판이다. 중세는 개판이다. 흑역사고 악마의 시대다.

 

몇 천명 몇 만명의 장사꾼이 혼잡하게 드글거리고 대소변은 아무데나 보고 동물 사체가 굴러다니고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구걸하거나 생계를 이어가는.... 그 뿐만이 아니다. 성인의 뼈는 부적이고 사형수의 시체는 연고로 쓰이고 수도원에는 성직자들의 정사가 이루어지고 대놓고 시에서 매춘집을 운영하고 목욕탕은 귀족과 성직자들의 환락가가 되고... 교황이 아이를 낳는 말도 안 되는... 아무튼 상당히 비이성적인 세계

(나는 잠시 판타지 소설을 때려칠 생각까지 했다. 실제로 내가 정통 중세 글을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하다못해 중세 초반에는 케이크나 차도 없어서 글쓰는 소재가 뭣하다. 제대로 된 와인도 없었던 것 같다. 술도 도수가 약해서 물처럼 마셨다고 하니.-_-) 

 

하지만 이런 중세가 이성적인 인간 문명을 이루기 위한 단계였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성을 확립해나가는 상황에서 인간의 사고는 어떻게 작용할까.

 

이 책은 그런 단면을 보여준다.

 

내가 살아보지 않았고 살아볼 수 없는 시대를 간접적으로 맛볼 수 있는 책이었다.

부패에 찌든 종교의 지도를 받으며 인간의 이성이 막힌 중세는 말로 설명하기 뭣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시대의 기이한 인물들을 보며 인간에 대해서도 고찰하게 된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이성을 잡지 못한 인간의 방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자신도 끊임없이 경계해야함을 느낀다.

아무리 현대의 문명속에서 살아도 정확한 판단없이 하고 싶은 대로 살면 형태는 다를지라도 결국 이와 다름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중세의 단면과 시대상을 흥미롭게 읽고 싶다면 추천.   



 

posted by 부지런한 신림희
독서생활/000 총류 2018.06.27 23:01

 

이기적 고양이 / 이주희 / 씨네21북스

 

나온지 좀 된 책이긴 한데...

샴, 봄베이, 터키시앙고라, 코숏 고양이와 함꼐사는 작가의 집사라이프 에세이.

고양이 예찬으로 가득하다.

생생한 사진들과 작가의 고양이 이야기로 고양이 애호가들이 격하게 공감할 듯.

...단... 고양이에 대해 애정도가 별로 없는 사람들은 반감을 가질지도.ㅋ

고양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생활 속의 고양이 일화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

가끔은 작가의 엄청난 고양이 미담과 철학(?)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고양이에 대한 애정으로 커버하고 즐기며 읽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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